한 초등학교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입니다.

거의 매일 싸우다시피 하는 현이의

부모님은 그 날도 싸움을 하고 있었습니다.

어린 현이가 보고 있어도 그 싸움은 멈추지 않고 계속되기만 했습니다.

그러던 중 현이의 학교에서 <성적 통지표>가 날아 왔습니다. 신경질적으로

그 봉투를 뜯고 내용물을 살피던 현이의 엄마는 놀란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이내 눈물을 주르륵 흘리는 것이었습니다.

현이의 아버지도 그 성적 통지표를 보고는 고개를 떨구는 것이었습니다.

그 봉투 안에는 아무 것도 적히지 않은 성적 통지표와 담임 선생님의 편지,

그리고 얼마 전에 보았던 현이의 시험지가 같이 들어있었습니다.

선생님의 편지엔 도저히 점수를 매길 수가 없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고
이상하게도 눈물로 얼룩진 그 시험지에는  답 대신
"엄마, 아빠 사랑해요." 라는 말만이 앞뒤로 빼곡이 적혀 있었던 것입니다. 

 

- 박성철 산문집, " 소중한 오늘을 위하여" 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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